여보야~~

 

비가 내리고 있네.

공기가 깨끗해져서 그런지 머리도 맑아지고, 창 밖을 통해 보이는 풍경도 HDTV 보는 것 마냥 선명하다.

갑자기 여보야에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자 적어 본다.

여보야에게 메일을 쓸까 하는 생각도 잠깐 해 보았는데메일을 쓴다는 게 좀 쑥스럽기도 하고 이상하게 생각될 것 같기도 하고

내 나름의 독백을 여보야가 봐 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내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사랑한다 여보야~

정말 쑥스런 말이지만. 달리 표현 할 길이 없다.

때론 당신이 정말 밉기도 하고, 이해 안 될 때도 있었지만 그 순간은 잠깐 일 뿐, 지나고 나면 나 옆엔 여보야 밖에 없는 것 같다.

잠깐 이란 시간이 때론 길게 느껴지고, 계속 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솔직히 없진 않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했던가.

지나고 나면 나쁜 기억 보다는 좋은 기억만 쌓여 가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요즘에 들어서 부쩍 네가 귀엽게 보일 때가 많아진다.

사랑한다는 징표로 애정의 스킨십도 해 보고 싶었지만바보 같이 그 또한 못했네.

 

앞만 보고 너무 바쁘게만 달려 온 것 같다.

이 또한 배부른 자의 복에 겨운 소리 같을지 몰라도, 항상 마음의 중심을 잡을려고 다양하게 이런 저런 것에 기웃거리기도 했었지.

요즘에는 너 따라 다니는 산행이 좋다. 점점 몸에 익숙해지는 기분이 든다. 아직 산행의 참 맛을 느끼진 못했지만

산행을 하면서 많은 생각과 많은 느낌을 받게 된다.

앞으로도 여보야와 같이 손 잡고 많은 산행을 하고 싶다.

처음 산을 올라 갈 땐 힘들어도, 참고 지나고 나면 산 능선에서 상쾌한 바람이 나를 맞이 해주고,

, 정상에서 펼쳐 진 풍경을 보노라면 호연지기의 기상을 느끼면서 마음마저 넓어지는 기분. 뭐라고 형언하기 어렵네.

아마 여보야도 느껴보았을 것 같다.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 놓는 기분이랄까. 암튼 뭐 그런거.

앞으로 더 많은 추억과 더 많은 공감을 쌓아 나가고 싶다. 고맙고 사랑한다 여보야~

 

20대에 만나서 이제는 40대가 되었다.

살아온 시간의 절반 이상을 같이 보내었구나.

그 사이 우리 공동 작품 딸 가람이도 태어나서 이제는 어였한 여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시간이 쏜 살 같다 란 생각을 해본다.

항상 밝고 맑게, 심신 건강하게, 행복하게 탈 없이 커주길 바라는 마음밖에 딸 가람에 대한 기대는 없다.

공부는 잘하면 좋고, 못해도 어쩔 수 없고. 사는 게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서울대 나왔다고 행복하고 성공한다는 게 아니란 거 너도 잘 알거라 본다.

그리고 꼭! 행복과 성공만 추구한다는 것도 문제 이다. 삶이 인생이 꼭! 그런 것 만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을 진데 말이다.

살다 보면 실패도 경험하고, 불행도 경험하는 데 말이지그리고 이런 경험이 참 인생공부가 아닐까 생각 한다.

여보야~ 그러니 우리 생각을 좀 더 넓게 가지자. 집착을 좀 내려 놓자. 너도 지금은 많이 바뀌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공기와 물 같이 늘 가까이 있어서 그것들의 소중함을 잊고 살듯이, 우리 가족 소중함을 잊고 살지 않도록 다 같이 노력하자.

못 가진 거 안타까워 하기 보단, 가진 거에 감사 하면서 살자.

지금 생각해보면 삶은 사랑이고 감사, 용서, 화해, 받아들임(수용) 인 것 같다.

행복의 파랑새는 저 산 넘어 사는 게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데

우린 그 파랑새를 찾아 산으로 들로 다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면서 살자.

 

7월달에 가람이가 중국에서 온다.

초등학생 애들이 봄 소풍 기다리듯이, 나도 그런 마음이다.

이제까지 가람이게 좋은 아빠 못 되어 준 것 같아서 마음이 안좋다.

이제는 가람이와 많은 대화의 시간도 가질려고 한다.

가람이를 더 많이 이해하고 격려 해주려 한다.

질책과 비난, 꾸짖음 보단더 많은 사랑과 이해, 칭찬 격려를 해주려 한다.

그러면 가람이도 우리의 사랑을 먹고 건강하게 잘 클 거라고 믿는다.

 

여보야~

사랑하면서도 사랑의 표현 잘 못했다.

표현 못했다고 사랑 하진 않는 건 아니니, 여보야가 조금은 내 마음 알아 주었으면 좋겠다.

표현 하지 못한 사랑을 옹호/변명 하려고 하는 말은 아니다.

단지 내가 서툴었음을 인정한다는 말이다. 조금씩 발전하도록 노력 하마.

 

우리 가족 모두

심신 건강하게, 맑고, 밝게, 무욕의 마음으로 집착 하는 마음 내려놓고,

사랑 충만! 감사 충만! 용서와 화해 하는 마음 충만! 수용(포용)하는 마음 충만! 내 탓이요~ 라는 마음 충만!

이런 마음으로 아름답게 이쁘게 알콩 달콩 살아가자!

여보야~ 사랑한다~~

 

Posted by 좋은이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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